아침부터 비가 내렸고 날씨는 흐렸지만 오후부터는 개어서 말짱해졌다.
친구가 김포에 비닐하우스를 임대하고 화원을 개업했다.
준비기간을 거쳐 손수 보도블럭도 깔고 작업을 하는 소리는 들었지만 오늘이 개업일이라 했다.
친구 몇몇이 응원차 방문했다.
아직 물건이 꽉차지도 않았고 시설도 계속 진행중이었다.
그래도 옷에 묻은 찌꺼기와 흩어진 머리칼이 참 멋졌다.
몰두할 무엇을 찾았고 그것을 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멋있어서였다고 할까?
경영컨설턴트를 하는 친구는 그 사이 일이 줄어들자 용달일도 병행했다고 한다.
아들 셋 키우느라 한 가장으로서 정말 열심히 살아낸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둘러보니 하우스 뒷편에는 블루베리가 꽃을 피운 채 두 그루나 있었다. 어머어머 저거 다 열리면 꽤 되겠다고 하니.. 글쎄.. 먹을 수나 있으려나 모르겠다고 웃었다.. 열매가 알맞게 익으면 새가 와서 다 채간다나? 다 먹고 살자고 애쓰는 구나..
뭐.. 새들에게도 좀 나누어주는 셈 쳐야지.. 어떻게 인간만 먹을 수 있겠어? 하고 웃어댔지만 농부의 수고로움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일면이었다.
내가 키우다 죽여버린 종류를 들여다보며
초록으로 채워진 비닐하우스를 구경했다.
다니는 교회식구들의 동네사랑방이 될 거 같다는 이야기에도 흐뭇하게 웃어주었다.
도자기 굽는 아내의 작업실도 한 켠에 짓고 있었다.
흙만지고 초록이들 물 주며 키워낼 친구부부의 미래모습이 녹록치는 않겠지만
정직하게 땀흘리고 식물 가꾸는 일을 선택한 친구에게 응원의 박수를 날리며 왔다.
화초가 더 갖추어지고 자리잡아가면 뒷마당의 상추 뜯어 삼겹살 구워먹으러 또 방문하겠노라는 인사를 남기고...
친구의 화원이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