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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풍경

제비꽃1014 2008. 6. 11. 09:36

 

큰아이가 학교에서 저녁까지 먹고오기 때문에

주말이 아니면 다모여 함께 밥을 먹기가 어렵다.

그나마 아침 한끼 집에서 먹고 나가는데 내가 너무 피곤할 때는 아이만 깨워주고

저혼자 계란프라이에 밥을 먹고 가기도 하고 김도 싸먹고 하기도 했다.

아침 한 끼 집에서 먹는데 너무 미안하다 싶어서

얼마전부터는 좀 힘들더라도 아침에 일어나서 신선한 밥도 해먹이고

반찬 없을 땐 계란 말이라도 해서 먹여야지 마음먹었다.

 

그래서 아침이 전보다 분주하다.

아들녀석보다 30분쯤 먼저 깨어 아침을 준비하고 알람이 울리면 아들을 깨우고 아침을 먹는다.

오늘은 선휘가 일찍 눈을 떠서 녀석도 같이 깨워 식탁에 앉혔다.

그리고는 형 학교 보내고 나는 식탁에서 신문을 좀 읽고 선휘는 공부를 좀 시켰다.

며칠 전 동네에 야채트럭이 왔길래 수박을 하나 사 놓은 게 있었다.

선휘가 공부하는 사이 수박을 잘라서 아이들 먹기좋은 크기대로 썰어서 통에 담아두고 선휘에게도 몇조각을 먹였다.

 

저녁에 오면 좀 배가 고파도 큰아이는 간식을 안먹는다.

과일이나 요거트 정도만 먹는다.

남자아이인데도 살찌는 것을 두려워한다.

내가보기엔 그리 체중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그나이부터 벌써 체중관리에 들어가니 나원참..

 

오늘은 선휘의 공개수업일이다.

아침에 가방을 메어주며

다른 날보다 오늘은 공부시간에 집중을 더 잘하라고 일렀다.

엄마들이 오시니까 잘 해야한다..

녀석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 엄마는? (엄마도 오냐는 표현이다)

나는 웃으며 응대했다. 이 엄마는 오늘 못가.. 엄마는 일하러 가야하거든..

다음번엔 가보도록 해볼게..

녀석은 으레 그러려니 했다는 둥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는다.

 

날이 더워졌는데도 긴팔옷을 아직도 입고 다니는 아이에게

오늘은 반팔을 입어야 한다고 하니 도리질을 한다.

이때는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다.

담임선생님한테 전화왔거든..

너만 긴팔을 입고 온다고.. 더우니까 반팔입고오라시는데?

어디어디 문자왔어?

아니 전화왔어..

녀석은 그말을 믿어버리고 아무말도 않고

오늘은 순순히 반팔을 입는다.

아들아이를 보내고 나니 덥다.

그동안 속도 모르는 담임선생님은 엄마가 날더운데 아이 긴팔 입혀보낸다고 날 무심하다고 하셨을지도 모르겠네..

 

수요일..

오늘이 지나면 일주일의 반이 훨씬 지난 느낌..

아침부터 덥다.

낮엔 얼마나 더우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