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1014 2008. 6. 21. 09:45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거라고

뭘 사고나면 중얼거리는 내게 아는 지인은 그랬다.

<돈도 벌면서 사고싶으면 사면되지 꼭 아무도 안사줘서 내가 샀어요를 연발하냐>며 내게 눈을 흘겼다.

 

내가 잘 사는 게 뭘까?

 

아주 가끔 목에 거는 펜던트가 좀 큰 목걸이를 한두개 사기도 하고

때로는 눈여겨두었던 가방을 사기도 한다..

게다가 요즘은 귀를 뚫은지 한두달 되어 예쁜 장식이 달린 귀걸이면 그걸 들여다보다가

한두개 사기도 했다.

 

山에 대한 갈증이 생긴 것은 오래전인 것 같다.

산에 다니고 싶어 등산카페에 가입해놓고 가끔 들락거리기만 할 뿐

그곳의 사람들을 따라  산에 간다거나

그곳사람들이 치는 번개에 한번도 가보진 않았다.

아직도 그 카페에선 정기산행마다 내게 메일을 보내주지만

막상 따라나서기는 잘 안된다.

대부분 일요일의 산행이기도 하고 토요일이어도 내가 쉬지 않기 때문에

잘 나서게 되지 않았다.

 

요즘 우이천걷기를 하면서 언니의 등산화를 빌려 신었다.

운동화 사러가는 것을 하루이틀 미루다가 그걸 신고 다녔는데 내가 너무 열심히 걸은 탓인지

등산화 밑창이 많이 닳았다.

언니는< 야야.. 이제 네가 아예 신고 새걸 하나 사줘라> 한다..

그러지 뭐...

 

그리하여 등산화와 운동화를 기회있을 때마다 들여다보긴 했지만

늘 미루고 안사다가

친구에게서

등산화를 선물받았다.

어제 그친구와 만나서 술을 꽤 많이 마셨다.

등산화가 다 닳을 때까지 기억해주겠노라며

등산화를 받아들고 집에 오는 길

행복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행복을 전달하며 살아야지...

기분좋은 격려와 축복을 듬뿍듬뿍 쏟아놓으면서

살 일이다.

 

그나저나

산에 열심히 다녀야겠군..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