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마지막날
아침 여섯 시 알람이 요란스레 울렸으나 오늘은 휴일이라구 하고 내 뇌에 다시 각인하면서 그걸 누르고 다시 잠을 청했다. 여섯 시 50분 휴대폰이 울려댄다..번호를 보니 언니다. 아니 그럼 산에 가잔 말? 며칠전 월요일에 북한산에 가는 건 어떠냐고 물었는데 가타부타 말이 없었는데 부지런한 언니가 아침일찍 잠이 깨어 산에 가자는 전화일것이라는 판단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받고 10분 만에 나는 언니집 앞에 도착했다. 그10분간 선휘 깨우고 세수하고 옷입고 물끓여 보온병에 담아서 7시에 언니와 형부와 함께 길을 나섰다.
방학동 성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산이라기보다는 산책코스에 가까운 길을 아이 하나와 어른 세명이 걷고 걷고 걸었다.
언니의 짐은 형부가 다 들어주시고 언니는 배낭 없이 산에 오른다.. 치..언니는 언제나 왕비과다. 나는 사과 세 알 커피 그리고 작은 돗자리도 준비했는데 말이지..
형부가 멋있는 길이라고 자랑을 하신 길...
내려오다가 돌아서서
그 길을 사진기에 담았다.
이모를 엄마보다 더 좋아하는 선휘.. 어느날은 이모더러 엄마라 하고 나더러 이모라 부를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게 가끔은 장난으로 녀석이 그렇게 다르게 부른다는 것도 안다. 나는 그 녀석을 낳은 엄마이므로 녀석의 그 호칭이 의도적인것도 알아차린다..
언니네 부부에게 선휘는 조카라기 보다 늦둥이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돌때부터 엄마인 나보다 이모와 이모부와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선휘는 자기를 절대적인 지지로 받아들여주는 이모와 이모부 앞에선 저렇게 환한 미소를 짓는다. 거침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하늘을 나는 보고 싶다. 이런 모습이 조망되는 내 대학교정에서 벤치에 누워 하늘을 한두시간 바라보기도 했었다. 그때의 하늘은 그리 위압감을 주지도 않고 접근이 불편해보이지도 않는다. 내 눈안에 들어온 안목 안에서의 하늘은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만큼의 하늘만 다가와서 보여준다. 부담없이..
아침 7시에 산에 오르기 시작하여 10시쯤 내려왔다.
그리고
오후엔 동네 초안산에 선휘와 올라 산책을 했다.
나와 선휘는 띠동갑이다.
그리고 한 분이 동행했는데 나와 선휘와 띠동갑이신 분이셨다.
정자에 앉아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해가지고 있었다.
오늘은 북한산에서 아침커피를
초안산에서 오후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연휴라 누리는 호사..
오늘 선휘를 너무 많이 걷게 했는데도 피곤하지 않은지 아직도 잠을 안잔다.
기운 넘치는 선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