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 그 이후
친구가 나누어준 요구르트균을 나누어주기 시작한 이후의 기록들..
같은교회 다니는 이모씨와 박모씨에게 제일 먼저 전했다. 교회에 다니는 이들이니 이들이 파급효과가 크리라 예견하고 영향력있고 나와 비교적 친분이 있는 이들에게 전했으나 결과는 꽝이다.
일주일 후 물어보았더니 한분은 그게 입에 안맞아서 안먹게 된다고 했다. 우유자체에 단맛이 날 리 없다. 거기에 꿀이나 쨈 등 다를 것을 섞어 먹어야한다고 말해주고나니 내가 한심했다. 나 왜 이런것까지 들먹이며 그걸 꼭 먹어야하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지? 자기한테 별로였으니 이웃에 나누어주는 건 전혀 하지 않았겠군..
또 다른 한분은 그게 무한리필이 되는 건 몰랐다고 한다. 내가 그리 열심히 설명했건만 딱 한번 해먹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우리집이 이주 동안 거의 매일 해먹었던 것에 비해 이집은 처음것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했다. 처음분보다는 조금 나았으나 자기집만 먹는 정도이니 나누어주는 것은 아마 안했을 것이다.
복음이 편만히 전해지기 위해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나의 이웃사랑은 이에 비하면 지극히 작고 미미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입으로 사랑을 전하는 대신 작은 실천이 모여서 사랑을 전하기도 한다고 믿는다.
이 두 사람을 통해서 요구르트 이웃사랑이 극대화되길 바랐지만
꽝이었으니 나의 실천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번주엔 효정씨에게 전했다.
다음주엔 성가대 내 옆자리에 늘 서시는 양권사님에게 전할 것이다.
우리아이 선휘를 보면 눈맞추기를 해주시고 윙크를 가르치신 분이다.
그리고 늘 내게 무언의 격려와 위로를 해주시는 분이다.
또한 매주 점심시간이면 뵈는 부목사님 사모님께도 드릴 생각이다.
아들이 둘인데 얼마전 셋째아들을 출산하고나서
점심시간이면 아이를 내게 맡기고 점심을 드신다.
그집의 아이들이 셋이니 드리면 아주 좋아하실 것이다.
이렇게 내 머릿속엔 그 다음집에 전해줄 집을 아직도 찾고 있다.
유능한 리더는 분담을 잘시키는 것이라는데
분담에 별로 성공하지 못했으니 이렇게라도 나의 요구르트전달은 서서히 진행될 것같다.
때로 열마디 말보다 손한번 잡아주는 위로가 더 감동이 될 수도 있으며
열 마디 복음보다 소리없는 봉사와 실천이 사람을 더 잘 감동시킬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해마다 크리스마스시즌이 되면 아직도 퀼트종을 한두 개는 만들어 카드대신 전해준다.
그것이 내 사랑 방식이다.
나와 공부한 기간이 아주 긴 소민이네 집에 우유 한 통을 사들고 가서 아예 부어주고 오기까지 했다. 아이가 셋이라 엄마가 정신없어서 그걸 그대로 주면 해먹을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우유를 한 통 사다주기까지 했으니 문길이네 동욱이네도 전해주라고 일렀다.
변비가 있었다는 소은이는 전에 내가 가르치던 나의 학생이었는데 소민이의 언니다. 소은이는 그걸 먹고 변비가 나았단다. 요즘 변을 너무 잘 보아서 그전에 사먹던 파스퇴르요구르트는 안사다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아이들의 영어샘집에도 전해주었고 내가 당부한 나의 이전의 학생 동욱이네와 문길이네에게도 전해주었다..
역시 아이들이 훨씬 더 순수하고 말을 잘 듣는다..ㅎㅎ
예인이에게도 주었는데 같이 공부하는 수진이에게 전해주라고 했는데도 자기만 열심히 먹고 나누어주질 않아서 지난번엔 확인했더니 다시 만들면 꼭 주겠노라 했다. 가족이 열심히 먹지만 내말처럼 다른집에 나누어주는 건 안한다.
언니네 집에도 우유를 사가지고 가서 부어주었다.
조카녀석만 열심히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도윤이네 내가 잘 다니는 미용실의 원장
제민이네.. 형진이네..권민이네.. 수연이네..승현이네.
수연이는 공부한 지 몇달 안된 학생인데 나이에 비해 순수하다.
다른 과외샘에게도 전해드렸다는 이쁜 수연..
엄마가 일하시느라 늘 저녁엔 먹을 것이 없으니 배고프다고 동동거린다.
그래서 저녁수업을 갈 때면 간식을 사다주기도 하고 옥수수나 김밥을 같이 먹기도 했는데 나를 따라서 저녁으로 옥수수를 먹게 되기도 했다. 그렇게 말을 잘 들으니 수업효과도 좋아서 공부한 지 석 달만에 100점을 맞아서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나보다 더 열심인 사람이 있었으니 나와 평소에 교분이 있었던 문샘이다.
그녀는 처음엔 자기 아들에게 사다줄 요구르트 대신 내 말을 듣고 해보더니 아들과 함께 요구르트광팬이 되어 열심히 해먹는다.. 그리고 내 요구처럼 주변에 나누어주길 제일 많이 했다.
내가 너무 모범생인가? 하고 되묻는 그녀를 바라보며 제일 뿌듯했다.
" 좋은 건 나누어먹는 것이죠.
저도 값없이 공자로 받았으니 남에게도 공짜로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잘하셨어요 "
하고 미소지어주었다.
얼마전 형진이네 갔더니 요구르트종균이 떨어졌다고 형진이 동생 정원이가 울상이었다.
"그러게.. 내가 5집은 나누어주라고 했지?
그래야 내것이 갑작스럽게 떨어졌을 때 다시 얻을 집이 있다고?
다시 가져다줄게 그런데 이번엔 친구네도 주고 이웃에도 주어서 나중에 궁하면 같이 나누어먹기? "
하고 당부를 했다.
블로그 이웃 달파란님은 내블로그에서 보고 요구르트균을 귀하게 여겨주신 분이다.
동네에 문상오셨다길래 택시를 타고 달려나가 그걸 전해 드렸다. 속초에 사시는 분인데 그걸 귀하게 챙겨가셔서 내 주문대로 올케네도 주시고 절친한 친구께도 전해드렸다 한다. 그리고 이분의 따님을 얼마전 지하철에서 우연히 보았는데 나에게 엄지손을 꼽으며 요구르트 정말 맛있다고 활짝 웃었다.
그렇게 맛있으면 친구들에게도 전해주세요..하고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나랑 친한 친구와 이웃과 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리스트를 머릿속에 입력한다.
다음에 만날 때 주어야지 하고..어느날 내가 세상 떠날 때
나를 아는 모든이가 나를 기억하길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게 내 소망이다.
위에 계신 분이 부르시면 언제 갈지 알 수 없으니
이렇게 소박한 나의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내 친구 K덕에 이렇게 많은 이에게 좋은 것을 같이 나눌 수 있었던 가을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리고 지켜보면서
마음속의 사랑을 사람들이 어떻게 실천하는지 들여다보는 계기도 되었음은
덤으로 얻은 귀한 교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