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불량주부의 간단식사
결혼을 안하고 살겠다고 결심한 바는 없지만
한번도 현모가 되겠다고 희망을 품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살림을 잘하는 것이나 아이를 잘 키우는 것에는 그리 큰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관심은 그저 <나> 하나에 집중이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불량해도 뭔가를 해서 먹이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 큰아이의 기말고사기간
간단하고 맛있는 메뉴를 해서 먹이고 싶어
이번주엔 충무김밥에 도전했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검색해서는 도전!!
오징어를 집에 들어오는 길에 사와서는 손질하고 데쳐서
준비해둔 양념장에 무치고
레시피에 있는 대로 무를 썰어 식초 설탕 소금물에 두 시간 정도 재워 두었다가 꼭 짜내고 양념장에 버무리고
남아있는 찬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소금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섞어주고
김을 반장 크기로 잘라서 집에 굴러다니는 단무지를 넣어 돌돌 말아 삼등분하여 접시에 담았다.
김밥용김이 아니라 집에서 구워먹는 돌김이라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매콤한 반찬과 먹는 것이니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다시국물을 만들어 된장국을 끓였다.
이렇게 접시에 준비한 반찬을 담아주었으나
그걸 지켜보던 작은아이는 매운지 한입도 대지 않고 김밥만 먹었다.
몇시간전부터 기다리던 작은아이가
<엄마!
왜 김밥에 단무지만 들어가 있어요?> 하고 묻는다.
ㅎㅎㅎ
그래도 맛있다고 몇개를 집어먹더니
내가 맛을 본다고 한 개를 집어드니 이녀석이 호령을 친다.
형도 먹어야 하니까 다 먹지 말고 남겨두란다.
나 참
나 한 개밖에 안먹었다고..
11시 넘어 귀가한 큰아이는
오징어와 무절임을 곁들여 남아있던 6개를 다먹으며
이게 중독성이 있다고 궁시렁거리며 맛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