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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아침

제비꽃1014 2010. 10. 6. 09:49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그전보다 일이 줄어서이기도 하고

여하튼 요즘 한가하다.

 

한가한 것이 문제이다.

 

어젠

중간고사기간이라 집에 와서 공부하는 큰아이 밥이며 간식도 챙길 겸 집에 하루종일 있었다.

저녁에 집에 온 작은아들 간식을 먹이고 공부를 봐주기 시작한 게 화근..

 

중간에 마트에 가서 장을 봐오기도 했지만

다시 시작된 이차전에서..

나는 이성을 잃어버렸다.

 

듣고 있던 큰아이가

엄마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만류할 정도로

나는 언성이 높아지고 화를 내고 있던 듯 하다.

 

삐돌이 작은아들은

평소와 달리

어젠 형과 자겠다고 베개를 들고 형방으로 건너가버렸다.

 

원래 형과 자기를 좋하하는데

며칠간 감기기운도 있고 해서

내가 데리고 잤었다.

 

그런데 그녀석이 그렇게 가버리니 좀 서운했다.

그래서 잠든 녀석을 안아다 옆에 눕히고 잤다.

다행히 깊이 잠들었던지 새벽에도 형에게 다시 가진 않았다.

 

아침..

일찍 깨워 아침을 먹이고

왜 나는 미련하게

또 3차전을 시작한 것일까?

잘 나가다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아들아이에게

다시 또 언성을 높이고 있는 나를 보았다.

 

아침엔 기분좋게 해서

내보내야하는데

참 미련한 엄마로구나 여겼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가버렸고

아이는 학교로 가버렸다.

 

신은 내게 물질의 축복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다른 한가지

아이가 영민하게는 못 주신 것일까?

 

자신감있는 아이로 키워야 하는데

더 주눅들고 움츠러들게 한 것은 아닐까?

 

돈 벌어야 하고

아버지 없는 몫까지 부모노릇 해야 하고

아이들 밥 해먹이고 청소며 빨래도 해야하고

그리고...

그까이꺼 공부좀 못하면 어때 하고 대범하게 놓아버리지 못해서

공부 가끔 들여다보는데 그거 안하고 싶다.

 

우리 부모가 나 자랄 때

칭찬에 참 인색하시다고 여겼는데

나도 똑같이 닮아가고 있다.

 

도무지 내 맘에 안 차오르는 아들들에게

칭찬이 나오질 않는다.

 

이제 작은놈도 더 커버리면 나와 같은 방에서 자려고도 안할텐데

난 참 외로운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그도 서럽다.

 

내가 그리 산만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만한 아들을 난 이해하기 어렵다.

 

햇살은 화창하지만

아들 등교시키고 나서

울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