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아침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그전보다 일이 줄어서이기도 하고
여하튼 요즘 한가하다.
한가한 것이 문제이다.
어젠
중간고사기간이라 집에 와서 공부하는 큰아이 밥이며 간식도 챙길 겸 집에 하루종일 있었다.
저녁에 집에 온 작은아들 간식을 먹이고 공부를 봐주기 시작한 게 화근..
중간에 마트에 가서 장을 봐오기도 했지만
다시 시작된 이차전에서..
나는 이성을 잃어버렸다.
듣고 있던 큰아이가
엄마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만류할 정도로
나는 언성이 높아지고 화를 내고 있던 듯 하다.
삐돌이 작은아들은
평소와 달리
어젠 형과 자겠다고 베개를 들고 형방으로 건너가버렸다.
원래 형과 자기를 좋하하는데
며칠간 감기기운도 있고 해서
내가 데리고 잤었다.
그런데 그녀석이 그렇게 가버리니 좀 서운했다.
그래서 잠든 녀석을 안아다 옆에 눕히고 잤다.
다행히 깊이 잠들었던지 새벽에도 형에게 다시 가진 않았다.
아침..
일찍 깨워 아침을 먹이고
왜 나는 미련하게
또 3차전을 시작한 것일까?
잘 나가다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아들아이에게
다시 또 언성을 높이고 있는 나를 보았다.
아침엔 기분좋게 해서
내보내야하는데
참 미련한 엄마로구나 여겼지만
이미 시간은 지나가버렸고
아이는 학교로 가버렸다.
신은 내게 물질의 축복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다른 한가지
아이가 영민하게는 못 주신 것일까?
자신감있는 아이로 키워야 하는데
더 주눅들고 움츠러들게 한 것은 아닐까?
돈 벌어야 하고
아버지 없는 몫까지 부모노릇 해야 하고
아이들 밥 해먹이고 청소며 빨래도 해야하고
그리고...
그까이꺼 공부좀 못하면 어때 하고 대범하게 놓아버리지 못해서
공부 가끔 들여다보는데 그거 안하고 싶다.
우리 부모가 나 자랄 때
칭찬에 참 인색하시다고 여겼는데
나도 똑같이 닮아가고 있다.
도무지 내 맘에 안 차오르는 아들들에게
칭찬이 나오질 않는다.
이제 작은놈도 더 커버리면 나와 같은 방에서 자려고도 안할텐데
난 참 외로운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그도 서럽다.
내가 그리 산만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만한 아들을 난 이해하기 어렵다.
햇살은 화창하지만
아들 등교시키고 나서
울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