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1014 2010. 12. 12. 23:44

 

수능이 끝난 아들아이가

지난주 월요일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일주일간 일한 것을 받아왔다.

 

양말공장의 창고에서 물건정리도 하고 박스포장도 하고

사장님 따라 동대문이나 청계천에 가서 물건도 전해드리는 보조역할인데

생전 몸을 움직여 돈을 벌어보지 못한 아들녀석이 처음 며칠은 몸이 고되다고 했지만

고맙게도 불평 안하고 잘 다녔다.

 

20만 원이 좀 안되는 돈을 벌어왔다.

그중 2만 원은 십일조를 드렸고

3만 원은 외할머니께 용돈으로 드렸다.

나머지는 아들의 통장에 고스란히 넣어주었다.

 

그리고 오늘저녁은 이모네 모여서 치킨파티를 했다.

언니네서는 잔치국수를 준비하여 같이 먹었다.

 

몸을 움직여 노동하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아이에게 좋은 체험이 되는 것 같다.

그보다는 머리를 써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해오니 그렇게 느껴진다.

 

2만 원이 20만 원이 되고 50만 원이 되도록 기도하려고 한다.

 

자기가 번 것이니 자기가 쓴다고 안하고 고스란히 엄마에게 가져다줄 줄 아는

착하고 고운 마음을 지닌 아들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요즘은 크리스마스 칸타타에 아들과 같이 연습을 간다.

내년부터 나와 같은 성가대에 서자고 아들을 꼬드겼다.

젊은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따분한 성가대에 처음엔 머뭇거리더니 엄마의 소원대로

기꺼이 연습에 동참하여주는 아들이 참 고맙다.

 

아들을 키워 같이 성가대에 서게 되는 날이 오다니...

 

아들녀석이 열심히 돈벌어 올겨울 엄마가 갖고 싶어하는 롱부츠를 사준다 하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해마다 세뱃돈 받은 것은 십일조를 내게 하긴 했지만

처음으로 자기가 일해서 번 것을 구별하여 십일조를 드리게 됨에

감사드리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