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뉴욕의 맛/제시카 톰/다산책방
예일대를 나온 재원 티아는 음식에 관한 글을 잘 쓰는 것으로 학생때부터 유명해져서
뉴욕대 음식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고 뉴욕으로 온다.
그녀가 갈망하던 요리사 헬렌의 수제자가 되고자 했지만
어찌어찌 그녀의 인턴은 안되고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에 대학원 인턴사원으로 뽑혀 한 학기를 지나며
좌충우돌 지내는 이야기이다.
미각을 잃은 당대 최고의 음식 비평가 마이클 잘츠의 동반자가 되어 그의 혀가 되어주는 대신에
고급 레스토랑에 걸맞는 복장후원도 그에게 받는다.
하지만 다행히 이 남자는 스스로를 게이라고 밝혀 어떤 성적인 접근은 없었다
뉴욕 타임즈 칼럼의 레스토랑 등급의 별이 이 남자의 세 치혀에서 시작되고
그 미각을 위한 레스토랑 시식비는 모두 뉴욕타임즈에서 지급했다.
남의 이름으로 나오는 거지만 티아의 탁월한 분석은 활자화되어 신문칼럼에 쓰이고 그로 인해
어떤 레스토랑은 문을 닫기도 하고
어떤 레스토랑은 호황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녀는 오래된 캠퍼스 커플이었던 식물학자 남친 엘리엇과 함께 뉴욕에 왔지만
그와 헤어지게 된다.
서로 다른 분야지만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던 지점에서 벗어나
그녀는 셰프 파스칼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고 그와 나누는 음식과 식재료 이야기에 빠져 그와
사랑에 빠져버리느라 엘리엇을 배반하게 된 것이다.
대학신입생때부터 만나 서로를 좋아하는 59가지를 각각 써서 주고 받는 사이였던
이들 사이의 균열은
동질감의 결여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찌 그리 풀려나가겠는가?
파스칼은 그의 식당 바쿠샨의 등급을 올려받기 위해
영향력있는 그녀에게 일부러 접근한 것이었는데 그녀는 아둔하게 그와 사랑에 빠져버리고
식물학자 엘리엇과 결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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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모두 내가 모르는 분야라 스킵하며 읽었다.
이 부조리한 삶에서
우리가 얼마나 허망한 것에 매몰되어 사는지 또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너무나 착한 권선징악 결말이 이루어지지만
혹시나 있을 독자를 위해 그 이야기는 남겨두기로 한다.
사랑이란
의리의 산물이다.
의리를 지켜갈 때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운명처럼 다가오는 멋진 남자
말 통하고 외모 너무나 멋지지만
그건 내 것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런데 아둔하게도 그 헛것을 그리 붙잡고 싶어하는
불나방처럼
그렇게 달려들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인간이니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욕망 때문이라고나 할까? ㅎㅎ
나를 나로 정의하는 특별한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의 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