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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제비꽃1014 2018. 8. 12. 00:24

 ㅎㅎ

몇주 전부터 약속이 되어있는 점심약속이 있었다.

두번째 외손주를 본 순아 씨가 할머니 된 기념으로 맛있는 밥을 쏘시겠다고 하여

딸을 시집 보내고 간절히 외손주를 기다리시는 예비 할머니인 길자 씨와 성희 씨도 축복하며 기꺼이 그 자랑질에 쏘여주시겠다고 하여

오늘 점심에 베트남 쌈과 샤브샤브를 하는 곳에 가서 점심 먹었다.


아무리 야채가 많아도 이걸 다 먹고

쌀국수는 물론이고 죽까지...엄청 거한 식사였다.

 소화를 시켜야 하니 자리를 옮겨 시원한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수다 삼매경


어차피 나왔는데 점심만 먹고 헤어지기엔 너무 아쉽다며 영화를 검색했다.

나는 아이들과 신과함께 2와 공작을 이미 본 터이라 맘마미아2를 강력하게 밀었다.

그중 나처럼 두 편 이미 본 현숙 씨도 있었고 신과함께2를 본 재희 씨도 있어서 맘마미아2로 결정이 났다.


영화관에 가니 남은 좌석이 6개뿐이라

5명은 맘마이아를 보고 2명은 신과함께2로 흩어져 관람했다.


영화표 티켓팅을 막내인 내가 한 고로

붙어있는 좌석 4개는 언니들께 양보하고 홀로 앞자리 구석에 앉은 것까지는 괜찮았다.


자리에 가보니 내 옆으로 어떤 나이드신? 아저씨께서 혼자서 영화를 보러 오셨다.

내 나이보다 열 살은 많아보이셨다 아바의 팬이셨나보다 짐작했다.


그런데.. 영화 도중 울리는 휴대전화를 두 번이나 태연히 받으시는 비매너는 물론이고

나를 흘끔거리며 보기까지 하셨다.

내 자리는 오른쪽 맨 앞자리라 영화를 보려면 시선이 절대로 내게 올 수 없는데 고개를 돌려 여러번 흘끔거리셔서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다.


영화 끝나고 모두 맘마미아의 흥겨운 노래와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나 혼자 구석에서 고생해서 그 즐거운 영화를 즐감하는데 방해되었다고 말하니...에구에구 그런 일이 있었냐면서 위로해주었지만

젤 막내인 내가 구석진 자리에 혼자 영화 보는 걸 아무도 바꾸어주지 않았으니.. 뭐.. 사는 게 그렇지...에효.


그래도 아침 10시반에 나와 오후 5시까지 신나게 놀았으니 그 정도야 뭐.어떠랴 싶다.


혼자 영화 보는 것..이러니 용기가 안난다는 말씀..흔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영화 보러 갔다가 흘끔흘끔 쳐다보는 시선을 받는 건 별루이다..


아이들은 제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늦게야 돌아왔다.

큰아이와 천변을 걷다가... 엄마.. 오늘이 아버지 추도식날이에요.. 한다.


그렇구나..

며칠전까지 기억했는데 아침에 늦잠자고 일어나 나갔다 오느라 깜박 잊었다.

둘째가 오길 기다려

셋이 추도예배를 드렸다.

사람이 살다 간다는 것

자신의 아이가 그 유전자를 상속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그래서 죽는 게 죽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라고 했던 거 같다.


아버지 없는 그 자리를 누구도 대신 할 수 없지만

주변의 남자어른들..아이들의 외삼촌이나 이모부가 그 짐들을 조금씩 나누어 져주셔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애써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내 아이들도 나중에 누군가에게 그렇게 도움이 되는 삶들로 채워가길 바란다.



 

요게.. 무엇인고 하니...수박껍질이다.


여름철 수박을 먹고 나면 수박껍질이 음식쓰레기로 너무 많이 나와서

쓰레기를 줄여보자고..환경오염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해보려고..수박껍질의 초록부분을 까서 속살만을 이렇게 남겨 통에 담아두면

오이를 먹듯 아이들도 나도 간식으로 먹곤 했는데

올해는 모두 버렸더니...하루는 작은아이가 엄마 왜 요즘은 수박껍질 안먹느냐고 물었다.

먹고 싶니? 하고 물으니 먹게 버리지 말란다.


그리하여

수박껍질은 뉴스 들으며 칼로 손질하여 냉장고에 담아놓았더니 오늘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수박을 사면 모두 손질하여 큰 통에 담아 놓는다. 그래야 아무 때나 아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박을 손질하는 것도 껍질을 까서 정리해두는 것도 모두 내 일이다.


손목이 아프면 칼질도 힘들어 도마질 필요한 음식도 안해먹는데 요즘 다행히 손목이 아프지 않아

이런저런 일들을 서슴없이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무사히..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