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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드라마를 보고

제비꽃1014 2018. 8. 22. 01:17

일일드라마 뭘화 수목 주말드라마를 잘 챙겨보던 드라마 애호가였는데

십몇 년 간 티브이 없이 살았다.

그게 바보상자라서도 아니고

집에 돈이 없어 티브이 수상기가 없어서도 아니다. 아무리 돈이 없기로서니 그 정도 빈곤쯤은 면하고 살 정도는 되니까

말이다. 이유에 대해서는 각설하고...


없어서 좋은 점은 집이 조용해서 좋다는 것이었는데

어느날 보니 대신 라디오의 에프엠 볼륨을 한껏 높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지금쯤은 텔레비전의 테순이로 다시 복귀하려고 하는 중인데 일이 년 후면 그리 될 전망이다.


드라마를 보지 않으니 그 앞에 몰입해 앉는 시간이 없어져 습관적인 중독증세가 없어진 것은 좋은 일이나

가끔 유행어를 못알아듣기도 하고 문화지체 현상에 버금가는 텔레비전 결핍을 드러내곤 했지만

사는데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최근에...

어떤 라디오 시사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한 건축가 김진애 박사가...어떤 드라마를 언급하며

역사적 고증에 공들인 드라마라는 칭찬을 했다.

덕수궁 대한문의 원래 이름이 대안문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며칠전..아는 지인이 그 드라마를 12회나 연속으로 몰아서 보았다는 소리를 접하고

드디어..그것을 보기 시작했다.



<미스터 션샤인> 25부작인가 한다는데 지금 14회까지 방송되었다.

그걸 이틀 안에 다 보았다.


우선..배경이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이라 고풍스럽고

복장이 현대와 신문물이 섞여 있어 멋스럽다.

김태리의 한복과 남장모습, 김민정의 서양식 근대복장의 세련미

남자배우들의 카리스마가 합쳐져 보는 재미가 있다.


또...애국에 대해 나라의 존재?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심쿵심쿵한 대사들로 인해 가슴이 마음이 적셔지는 순간들이 멈추어서 간간이 있었다.


기록해 놓은 어록..


러브가 뭔지 아시오?

혼자서는 못하고 둘이 해야 하는 것이고

총 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그보다 더 위험하고 그보다 더 뜨거워야 하오


나는..꽃으로 살려하오 불꽃으로...환하게

뜨거웠다 지려하오


그때 내가 들킨 것은 불온한 낭만


어제는 귀하가 내 삶에 없었는데 오늘은 있소

그걸로 됐소


러브가...처음엔 통성명 악수 포옹 그 다음은 그리움이라오.



이병헌이란 배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강렬한 눈빛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그리고 저음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의 안티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연기자임을 느꼈다.

배우는 인기와 이미지를 먹고 사는데 좋지 않은 평판은 마이너스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가장 큰 자질..그는 연기는 정말 잘한다.


도깨비의 작가라지..김은숙?

도깨비도 참신했는데

구한말 드라마의 소재로 백정의 아들/ 노비의 아들/양반가 도련님의 주요인물의 포진에

당차고 고집스런 여성 캐릭터를 그려낸 작가의 솜씨에 경의를 표한다.



이후에 즐겨 보실 분들을 위해

줄거리는 생략함..


보는 재미를 선사한

미스터 션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