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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와 맥주

제비꽃1014 2019. 2. 19. 01:01


말은 얼이다.

그 사람의 언어사용엔 그 사람의 의식이 표현되고

그가 사용하는 단어에 그의 수준이 반영된다..


그만큼 말은 그 사람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어제 아들아이와 집에서 <말 모이>를 보았다.


일제 강점기 그들이 우리의 국어를 말살하고 일어사용을 펼치기 시작할 때 이대로 두어서는 우리의 고유 언어가 사라질 것을 걱정한 국어학자들과

국어를 사랑하는 이들이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겪던 일제 강점기의 애환을 담은 영화이다.

말로 천 마디 외치는 것보다

화면이 보여주는 임팩트가 얼마가 큰지 영화는 그것을 보여준다.


총칼 들고 싸우는 싸움의 최전선에 서 있지 않아도

의식의 저변에 흐르는 말의 중요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치는 이들이 있기도 하다.

우리는 그들을 미련하다고 한다.

하지만 미련하면 어떠랴..

역사는 면면히 이어지고 이런 미련한 자들에 의해 저변을 받치고 있는 것을...


총칼 없어도

지나친 웃음이 없어도

눈물나는 사랑이 없어도

빛나는 영화 <말 모이>에 대한 기록..


그런데.. 나는 오늘..

아들과 이마트에 다녀오다가 맥주를 샀다.



 

아들이 지난달 일본 여행에서 마셨다는 아주 맛있는 맥주 에비수를 보자마자.. 이건 곡 사야한다고 해서 사들고 왔다.

아들녀석과 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둘이 큭큭 대고 웃었다.

우리 어제 <말 모이> 보고 오늘은 일본 맥주를 마시는 이 아이러니를 어쩌면 좋니?

에비수는... 좀 쓴 맛이 나고 단 맛도 감도는 맥주였다.

맛있었다.. 하나하나 하다가 결국 사온 맥주 4캔을 아들과 모두 마셨다는 후문..


아직도 일본은 살아있다.

하지만 우리 삶 속에 파고든 일본제품을 외면하기에 우리는 많은 이유와 타협을 핑계로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취사선택의 문제..

자존감을 지키며 그들과 공존하는 문제..


그것이 화두일 것이다..

맥주의 맛이 좋은데 거절하기 힘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