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1014 2019. 10. 1. 06:08


 서울 북쪽에 와서 살게 되면서 나의 지경은 중심이 혜화가 되어버렸다.

 남쪽에 사는 친구와 만나게 된다면 곧잘 이곳에서 친구를 만나곤 했다.

 혜화에서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좀 일찍 가서 혼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양꼬치를 좋아하진 않지만 다른 꼬치도 있다 하니 다음번에 오면 요길 갈까? 하고 눈도장을 찍어둔다.

 그러나... 무한리필은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나 어울릴 일..

 점점 그리 많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니 나는 나이에 맞게 소량단품이 적당하다...

 그것이 술이든 안주이든.. 또 밥이든...ㅎ


 변하지 않는 곳이 몇 곳은 아직도 있다.

 20대부터 드나들던 혜화역 2번출구 KFC...

 이전이나 지금이나 검색해서 잘 찾지 않는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다니다보니 언제나 나의 약속장소는 이곳이 주였다.

 혜화역 KFC 앞..

 건너편 샘터파랑새극장도 건물은 여전한데.. 이층에 스벅이 생겼네..

전엔 엔제리너스였는데..


 


 

 분식집 버전도 맛있겠다고 들여다보는 걸 보니 배가 슬슬 고파올 시간이었을까?

 옛것과 현대의 공존 사이에.. 이처럼 사연이 깃든 설명이 붙으니 차암 좋다..

 요건 내 20대에는 없던 일.. 요즘들어 생긴 변화.. 곳곳에 서울의 사연들이 늘어나기 가다가 길을 멈추고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소나무길도 한 컷... 이리로 주욱 올라가면 성대가 나올 것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얼핏 고냑 카페로 오독했다..

 어머나.. 꼬냑? 하고 들여다보니..

 에구에구 명탐정 코난...ㅎㅎ

 지금 보고싶다는... 전에 어느 대학가 술집골목에서도 보았는데 체인점인가보다..

 저온숙성맥주라...ㅎㅎ 그렇지 내눈에는 술만 보인다...

 텅텅빈.. 상가..

 얼마전 우리동네 이마트에 아들이 즐겨 사입던 브랜드 유니끌로가 폐점을 했다.. 그런데 이날은 대학로 데상트가 닫히고 텅빈 것을 보았다.

 불매운동을 확실히 한 모양이다.

 

이젠 영화보러 혜화까지는 나오지 않는다.

10년 전만 해도 영화보러 혜화에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동네 상영관에서 그냥저냥 본다.

아주 가끔은 동네에서 상영하지 않는 것을 보러오기도 하지만..혜화역 영화관은 이전만큼은 잘 다니지 않는다.

그래도 이곳에서 많은 영화를 보아서 내겐 유의미한 곳이다.

건너편 김밥집에서 서둘러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곤 했었으니까...


 

 학림다방은 아직도 건재함..

우리에겐 아직도 지키고 반추해야할

어떤 것이 있노라고 속삭였다..


나는... 두군데의 술집을 옮겨다니며 술을 마셨고

커피를 마시고 일어섰다.


2019년 9월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