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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9월 1일
제비꽃1014
2005. 9. 2. 00:49
어제도 한바닥이나 일기를 썼다가 모두 지우고 잤다.
늦은밤 지금은 같이 살지 않는 남편이 전화하면 자다가도 전화를 받을 만큼 깊이 자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은 자리에 누우면 잠들어버린다.
아침이 되어서야 간밤의 부재중 전화를 가끔 확인하지만
그뿐 나는 잊어버린다.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조차도..
작은아이와 큰아이를 모두 9월에 낳았다.
늘 명치끝이 아파오는 둘째의 생일날..
예년과 달리 미역국도 못끓이고 아침을 먹였다.
다행히 저녁엔 외할머니가 오셔서
손주놈 저녁도 먹이고 챙기셨다.
나는 늦은 저녁에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녀석이 아침저녁으로 읊어대는 아이스크림으로 된 케이크를 사서 들고 들어와
촛불을 끄고 먹이니 너무나 맛있게 잘 먹는다.
아이둘을 키우는 일이 쉽거나 간단하진 않다.
그래도 외롭지 않음이 감사하다.
내게 커가는 기쁨을 알게 해주어 고맙고
잠자는 아들놈들 얼굴을 들여다보며
잔잔하게 웃을 수 있어서 고맙다.
내가 인생에서 아주 잘한 일이 한 가지 있다면
아이낳는 고통을 겁내지 않고 두아이를 낳은 일이다.
형이 가지고 놀다가 남은 레고블럭을 낮이나 밤이나 가지고 집도 짓고 차도 만드는
우리 둘째에게 이번 주말엔 장난감을 사주어야겠다.
아들놈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나의 행복이다.
그 얼굴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