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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보내며

제비꽃1014 2006. 8. 13. 20:36

목요일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는 나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싫은지

금요일 아침에 하늘나라로 갔다.

 

오늘 모두 끝내고 돌아와 이제 그의 사진을

집안에 들여놓았다.

 

보내고 나니

 

많이 미안하다.

 

살면서 그는 내 십자가라고 여겼었다.

 

그러나 내가 내려놓고 만 지 4년 만에 그는

이 힘든 삶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중환자실에서 견디다 간 그의 고통이 너무 아파서 나는

한참이고 숨죽여 울었다.

 

 

3일내내 울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그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미안해

 

나 살자고

너무 힘들어서

나좀 편해보자고

내려놓은 십자가 때문에

 

너무 미안해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젠 안울고 살려고 해.

 

가니까 좋으니?

 

아이들과 나를 안보고 가도 좋으니?

 

아들 6학년 때 보고 안본 것은 알고 있어?

 

 

술 말고는 하나도 불만이 없을 정도로

참 착했던 남자

그리고 나와 아이들에게 참 따뜻했던 남자

 

마지막에 손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지은 죄가 많아서

늙으면 마누라인 나한테 구박 많이 받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곤 했는데

그게 무서워 내가 구박할 기회를 안주고 갔군.

 

미안해

 

그러나

갚으며 살게

 

아이들 키우면서..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