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이를 방학이 되어도 아무데도 안보내고
맞은 강심장 엄마인 나는 그런대로 공부는 시켜야겠다는 생각은 들어
아침에 나설 때마다 팥쥐엄마처럼
이것저것 숙제를 내놓고 나갔다 와선
저녁엔 그것을 검사하기만 했다.
그중의 하나가 단어집 외우는 것이었다.
1000개쯤 되는 단어를 하루에 20개쯤 테스트하는데 처음엔 의욕을 보이다가
반 이상도 더 틀리는 날이 많아져
한 개도 안틀리고 다 외우는 날이 10번쯤 모이면 피자 한판을 시켜주기로 약속했더니
피자에 목숨거는 울 아들
영어단어를 아주 열심히 외워서
오늘 오후엔 피자를 시켜주었다.
남은 게 반쯤 되니 한 달 후엔
또 피자를 먹을 수 있으려나?
때로 내가 아들아이에게 거는 인센티브는
방학 때마다 실시하는 책읽기
기간을 정해주고 그 기간 안에 책을 20권에서 30권쯤 읽으면
녀석이 원하는 것을 해주거나 용돈을 주곤 했다.
작년 여름엔 민음사에서 출간된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10권 읽히고
용돈을 2만원 주었다.
올해는 어쩌다보니 책을 별로 못읽혔다.
뭔가를 하는데 부모가 꼭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지만
어느 정도 습관이 붙을 때까지는 일종의 관심이라 여기고
아들아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하는 시기가 오면
피자가 없어도
즐겁게 하는 시기가 오리라 굳게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