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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그리고 우울한 겨울

1.한가지에 미치면 다른 것을 잘 돌아보지 않는다.

좋게 말하면 집중력이 좋은 것이지만

안좋게보면 일종의 편집증이다.

 

그게 별로 건전하지 못한 습관이라 해도

제동이 걸리지 않은 고장난 자동차처럼 질주한다..

 

요즘 나는 미쳐 있다.

아침저녁으로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 고스톱을 친다.

 

어느날은 한밤중에도 하다가 시간이 새벽 4시가 되면

미친게 틀림없어..를 외치다가 겨우 잠을 잔다.

 

가끔 게임상대자가 채팅을 걸어오기도 하지만

나는 묵묵부답이다..

거기서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하고픈 마음은 없다.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 

돈이 필요한 걸까?

누군가 대화할 사람은 필요하지만 그건 매우 단순한 움직임과 기계적인 동작을 통해서

느끼는 그 이상이하도 아니다.

그냥 그시간 나와 대면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2.<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을 최근에 다 읽었고

<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운다>를 중간쯤 읽었다.

 

푸코는 여러번 읽기를 시도하다가 아직까지 독파하지 못한 저자 중 한 명이다.

가끔 취침용으로 잠자리에 폈다가 다시 접곤하던 책이 우리집에 세권 있다.

 

<푸코에게...>는 여기서 만난 블로그이웃 달파란님이 내게 보내주신 책이다.

저자가 그분의 남동생이라고 하셨다.

 

철학자의 사유를 통해 시대를 읽는 사학자의 시각이 찬찬하게 잡혀 오는 단정한 글을 느낄 수 있었다.

 

3. 언니의 막내시누이는 아이가 없다. 그래서인지 가족모임에서 둘째아이 선휘를 보면 농담삼아 자기에게 달라는 소리를 곧잘 한다.

언젠가 그소리를 듣고 웃어넘겼다... 나에게는 사돈이 되는 언니의 시누이를 내가 대면할 일이야 별로 없지만 언니네 시댁식구들 모임이 있으면 언니와 형부는 나들이삼아 선휘를 곧잘 데려가시곤 한다.

 

어제도 가족끼리 식사가 있어서 선휘를 데려갔는데 시누이남편이 어젠 자기에게 아이를 입적시키자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소리를 들으며 아이를 귀여워하고 이뻐하는 것은 고맙지만 한편으론 불편했다.

 

여보세요...

선휘의 지금 모습만 보고 그런 말을 하시면 안된답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그아이가 기형아이거나 다운증후군이어도 그 아이를 책임지고 키우겠다는 각오를

다짐하며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린 부모의 마음을 안다면 그런 말은 그리 쉽게 하는 건 아니지요..

 

잠투정이 심한 아이를 업어서 밤새 재우고 두시간밖에 못자고 일하러 나간 어미의 고통을 안다면 그런말은 그리 쉽게 하는 게 아니지요..

 

아이를 정말로 사랑하신다면

마음으로 후원해 주세요..

 

별탈없이 잘 크도록 박수쳐주시기만 하면 된답니다.

 

아이는 말이죠...

 

나 아닌 다른 타자를 향해 열린 가장 큰 희생의 대상이랍니다.

악세서리처럼 걸치고 다니는 옷이 아니란 것이죠..

 

아이를 안에 품고 280일..

태어나 기고 걷고 말하기까지.. 대소변을 가리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생략된 사랑하기는 겉보기일 뿐이다.

 

나는 그리 훌륭한 엄마는 못된다.

그래도 선휘의 엄마될 자격은 있다고 감히 우겨본다.

너무나 부족하지만

선재와 선휘를 통해서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