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을 닮은 인디언핑크 블라우스를 하나 샀다.
그리고 장보러 갔다가 기획세일하는 버버리를 단돈 9000원에 하나샀고
그리고
그리고
.....
귀를 뚫었다.
일주일이 좀 지났는데 소염제와 항생제를 5일쯤 먹고 지금은 소독만 하고 있다.
며칠 전 저녁에 세수를 하고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다가 한쪽 귀걸이가 빠져나가
욕실바닥을 더듬으며 그걸 찾긴 했지만
다시 끼우는 데 눈물을 쏙뺄만큼 어려워서 혼이 났다.
나오는 구멍이 잘 안보였다.
결국은 나랑 가까이 사는 분의 집에 달려가 도움을 받아 빠진 귀걸이를 다시 끼우려 시도했으나 쉽지 않아서
그분이 지닌 다른 귀걸이로 대체해 끼웠다.
한달간은 하고 있어야 구멍이 막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게 지금은 하루라도 안하면 막힌다고 해서
내거보다 좀 굵고 길이도 긴 것을 했는데 문제는 짝짝이라는 것이다.
살에 닿는 것이니 금이나 은으로 된 것으로 한다고 해서 처음 고정하는 것으로 크지 않은 것을 골라 달았는데 금이다보니 가격이 만만찮아 큰 것을 고르지 못했다.
이리저리 쑤셔대니 아물어가던 상처가 덧나서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그동안 귀를 안뚫어서 귀걸이를 달 수 있는 즐거움 하나를 놓치고 살았는데
화사한 꽃들을 보자
여름이 오기 전 나도 시원한 링을 달고 싶어졌다.
특별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나
별 관심이 없어서 신경쓰지 않고 살았었다.
귀도 안 뚫었으면서도 가지고 있는 귀걸이는 몇 개 있다.
언젠가 할 날이 있겠지 하고 친구에게 받은 것을 남주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탓이다.
나랑 아주 많이 친한 초등동창친구 한 명이 악세서리 가게를 한다.
그 친구는 나를 만나러 올 때마다 머리핀을 챙겨다주는데 언젠가 한두개씩 귀걸이도 달려 온 것이다.
딸이 있었다면 머리방울이며 머리핀은 안사도 될 만큼 호사를 누리고 치장해 주었을 텐데 딸이 없어서
어쩌다 얻은 아이들머리핀이나 방울은 조카딸들이나 주변의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곤 했었다.
일상의 변화..
2008년 봄
인디언핑크 블라우스만큼 예쁘게 살기를..
그리고
앞으로 찰랑거릴 내 귀걸이들만큼만
내 삶이 빛나기를...
오늘 아침 나에게 주는 내 봄인사.
500원을 투자하여
김동률의 노래 한 곡을 샀다
감사드리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