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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열병처럼

한번씩 찾아와

내가 그리 강건한 몸을 가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신호등

 

몇알의 알약을 입에 털어넣고

몽롱함을 견디지 못해

간혹 졸기도 한다.

 

약기운이

고갈될 무렵

어김없이

시작되려는 기침이 두려워

다시 한웅큼의 약을 입에

털어넣는다.

 

태엽을 감듯이

먹어주어야만

내 감기는 물러날 것이다.

 

 

태엽을 감듯이

매일매일

음식을 삼킬 때

내 생명이 연장되는 것처럼

나는 무력감에 빠진다.

 

태엽을 감듯이 반복되는

삶에 찾아온

신호등

감기...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음

잠시 쉬어가라는 신호

초록불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