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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

 

여름이고 작은집에 살다보니

열어놓은 창문으로 아침저녁 다투는 소리가 가끔 들린다.

 

오늘은 나이가 지긋하신 윗집에서 큰소리가 오고간다.

 

얼마전 한밤중에 노부부가 다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 큰아이가 다음날아침  내게 말했다.

그 나이에도 싸울 일이 있나 보죠?

 

선휘를 등교시키고 들어와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다가 부부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내 눈가에 나도 모를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것을 닦아 내었다.

 

눈물...

흐르면 흐르게 두어야지.

 

감정은 감출 수가 있는데

눈물은 감출 수가 없다.

 

가을이 시작되고 있어서

미리 가을을 타고 있는 것인가?

 

가끔 별로 나긋나긋하지 않은 내 정서가 남자같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 미묘한 떨림과 흔들림은

내가 일부는 섬세한 여자임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