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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종로

 

 

 

20대의 어느날

하루는 종로서적에서 친구를 기다렸을 터이고 그 뒤의 골목에선

어느집에서는 밥을 사먹고

어디에서는 맥주를 마시기도 했으며

또 어느 레스토랑에서는 미팅을 하기도 했었다.

 

40이 넘어 다시 들르게 되는 종로거리는

많이 생소하다.

 

휘황한 불빛 속에 많은 가게들이 즐비한 것은 변함이 없지만

아줌마들 여럿이 몰려 다니니

얼굴이 아들뻘 되는 어린 남자아이들이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꼬드긴다.

 

부킹? 까르르..

춤이 안되는 체질들이라.. 하고 그들을 물리치며 눈오는 종로거리를 걸었다.

 

길거리에서 친구에게 군밤 한 봉지를 사달래서 간간이 들고 다니며 친구들에게 하나씩 주기도 했다.

 

회식을 가거나 모임에서 노래방에 가면 댄스곡이 아니라고 구박을 받지만

친구들이 모여 노래방에 가면 눈치볼 필요가 없다.

 

아주 오랜만에

<광야에서>도 소리 질러가며 같이 합창하고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도 같이 불렀다.

내가 요즘 즐겨듣는 <봉숭아>를 한 친구가 불러대서 많이 반가웠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의 정서는 닮아 있는 것인지..

안치환과 김광석의 노래들...

 

그리고 인도풍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집에 돌아왔다.

아이들 진학 이야기며 남편이야기를 같이 들어주며 오랜 수다를 풀어냈다.

나의 연말 망년회가 한 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