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열흘 만에 아이들과 우이천을 걸었다.
지난주 너무 추워서 꼼짝을 안하다가
오늘은 날이 좀 따뜻한 듯 하여
옷을 단단히 여며 입히고
아이들과 길을 걸었다.
선재는 간간이 이야기를 한다.
아이의 학교이야기며 친구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아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고2가 되어갈 때 엄마에게 조근조근 학교이야기나 친구이야기를 안하고 큰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부족한 엄마를
친구처럼 상대해주고
이야기를 해주는 큰아이 선재를 지켜보며
아들아이가 엄마인 나를 향해
아직은 빗장을 잠그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대해주고 있음에 새삼 고마웠다.
석달간 등록한
헬스장에 지난 달에는 시험기간이라 한달을 연기했고
이달은 두아들이 저녁마다 엄마를 밝혀서 혼자서는 운동하러 못나간다.
날도 추운데 아이들은 엄마와 운동가자면 룰루랄라 즐거운 소리를 지르며 따라나선다.
밤바람이 제법 찬데도 걷다보면 온몸이 따뜻해진다.
돌아오는 길엔
여름처럼 놀이터에 들러
작은아들 선휘의 그네를 밀어주고
주머니에 준비해간 약간의 돈을 꺼내어 길목 과일가게에서 귤을 샀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귤을 먹고
잘 준비를 한다.
아이들은 먼저 지쳐 자고 있다.
어느해보다 한가로운 이번 방학에
일찍 들어오며 시장에서 한아름씩 장을 보아다가
음식을 해먹이는 재미..
그리고 올망졸망 키가 차이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걷기..
그렇게 한겨울을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