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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밋밋한...

알람소리보다 먼저 깨어 부엌의 불을 켠다.

그리고 좀 더 누워 있으면

큰아이가 알람소리를 듣고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씻는 소리.. 헤어드라이어로 머리카락 말리는 소리를 들으며 녀석의 아침을 챙겨준다.

 

새벽공기를 가르며

예비고2 아들녀석의 아침은 시작된다.

학교자습실에 공부하러 가는 것이다.

 

집에 있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공부할까하여 녀석이 지원한 것이다.

 

아직 학교에 다니는 작은아이는 이제 예비초2..

아직도 꿈나라에서 헤매는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여보지만

늘 먹고싶은 것만 먹는 이 아이는 오늘도 밥은 싫다하고

입에 맞는 닭고기 몇쪽만 입에 대다가 만다.

 

그러면 학교가기 전까지 아침을 먹이려 극성을 떨어대던 큰아이와 달리

작은아이는 그냥 내버려둔다.

내가 젊지도 않거니와 그것에 매달리기에 내 모성애가 소진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그만 먹겠다면 더는 먹이지 않는다.

 

씻는 사이에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주고

나도 옷을 갈아입고 아이와 함께 길을 나선다.

 

mp3의 노래를 볼륨높여  들으며 헬스장에 들어서면

도시 변두리의 그저그런 시설이라

좀 초췌하고 낡은 느낌이 난다.

 

몇년간 다니던 헬스장을 바꾼 이유는

고정멤버가 되어버린 아줌마들의 수다가 익숙치 않아서

운동만 하고 나오다 어색해서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헬스장은 또 너무 한산해서

어느날은 나 혼자 런닝머신 위에 있을 때도 있다.

 

2층과 3층으로 갈라져 있어서

3층의 기구운동엔 잘 참여 안하게 된다.

게다가 바닥이 마루가 아니라

운동전후로 해주던 스트레칭도 생략하기 일쑤다.

 

우이천을 걷는 것보다 좋은 것은

일정한 속도로 걷기를 하니 운동의 강도가 세다는 것이다.

그러나 냄새나는 하천이라도 바깥 바람이 훨씬 좋다.

아침의 햇볕만 아니라면 나는 우이천 걷기가 그 우중충한 헬스장 실내보다는 낫다.

 

런닝머신 위의 모니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영화 채널에 고정하고 영화 한편을 보아버리고 나면 한 시간이 흐른다.

그러고 나면 그날의 신문을 읽고

벨트마사지로 몸을 스트레칭해주고 집에 돌아온다.

 

아침의 일상..

설거지와 청소

빨래를 정리하고

혼자 점심을 먹고나면 나른하다.

 

그리고 나의 오후의 일과는 시작된다.

 

2월도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게 2009년 나의 2월도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