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닥치기 전까지 솜이불을 덮고 잔다.
어제 습하고 더웠는데도 저녁에는 쌀쌀했다.
산 밑 공기가 시원하게 들어와 어젠 창문을 닫지 않은 채로 열어놓고
솜이불을 덮고 잤다.
아이들을 엎어서 재운 탓인지
우리아이들은 내가 한번씩 안아서 재워주고 싶어해도 늘 답답하다며 도리질을 한다.
지금 작은아이는 안고자기 딱 좋을 만큼 아직 덜 자랐는데도
답답하다며 품을 벗어난다.
그리하여 나는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낡디낡은 쿠션을 안고 자거나
묵신한 솜이불을 의지해 잠을 청한다.
솜이불이 내겐 남편이고 친구이고 애인인 셈?
아직까지 수면양말도 내 잠자리동무이다.
월드컵이 시작되던 12일부터 마신 나의 술 다이어리..
12일 맥주피처 1병 그리스전
14일 청하 1병
17일 맥주3병 아르헨티나전
18일 청하2병 모임이 있었는데 그멤버들 중 나만 술을 마신다.
19일 청하 1병
21일 생맥주 1500cc
23일 캔맥주 1캔
26일 맥주 1병 우루과이전
27일 백세주 1 1/2 즉 1병반
내 치사량은 맥주는 2000cc 이고 청하는 2병이다.
대취하도록 마신 적은 없는데
찔끔찔끔 꽤 마신 셈이다.
소주가 입에서 멀어지게 된 것처럼
이 모든 알콜이 내 입에서 멀어지게
성령이 불같이 내게도 임하시기를!!
솜이불에 내가 마신 알콜을 부으면
푹 젖어버렸을까?
몸 컨디션이 안좋다.
아침에 블랙커피와 호두과자로 끼니를 채우며
혼자 넋두리
비우는 게 늘 어렵다.
빌려준 10권의 책 중에서 두권은 그냥 가지라 했고 8권을 돌려받았다.
그리하여 쌓여있는 책뭉치를 바라보며
책을 좀 솎아내고 치울 생각을 한다.
그처럼
내 머리도
비워지기를 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