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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작은아이로 인하여

어떤 단체의 부모교육에 작년겨울부터 참여하게 되었다.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해 중학교도 제대로 못나와 우울했었다는 어느 어머니도 보았고

엄마아빠 없는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의 눈물도 보았다.

그런 반면에 너무나 멀쩡하게 생긴 젊은 아낙은 자기기 알콜중독임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외부강사와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나더러 거기 참여한 엄마들 중

정서가 안정되어 보인다고 했었다.

 

가끔 우울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내 성격은 누가 보아도 밝고 명랑한 편이고 긍정적이다.

그 숱한 설문지에 꼭 등장하는 것처럼

나는 약물중독도 아니고

알콜의존성도 아니다.

 

우리아이가 ADHD 증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나는 왜 그모임에 참여하는지 의아해 하면서

한달을 보냈고 겨울 방학동안은 일하는 시간과 맞지 않아 그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 3월에 다시 가게 되었다.

발음이 이상하여 쳐다보니 언청이 증상을 가진 엄마가 있었다.

얼핏 보기에 지능이 좀 떨어져보이는 엄마도 보였다.

또.. 나를 제일 경악케 한 것은

어떤 여인의 잇몸이었다.

 

대체로 지능이 많이 떨어지는 저능아의 외관상 특징이 잇몸이 들떠 있고 이가 듬성듬성 나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 여인은 그것보다 더 심했다. 쥐이빨처럼 작은 치아가 잇몸 사이에 묻혀 있었고

아래 잇몸은 이를 뒤덮을 만큼 몽실몽실 올라와 있었다.

 

그런 사람을 처음 보았다.

 

곤혹스러웠다.

 

그들 속에 위선을 떨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무리에 섞여

피교육자의 대상으로 앉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서글펐었다.

 

나는 오히려 그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덜 우울하고

덜 아플 것 같았다.

 

왜 나의 하나님은

그곳에 나를 보내시어

내 모자란 인격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하시며

내 모자란 인류애를 자꾸 반성하게 하시는지 모를 일이다.

 

기도할 이유와

잠잠히 기다려야할 이유

아이를 통해 내려주실 축복을

곰곰이 생각하라는 의미이실까?

 

사순절

주님의 십자가 사건 앞에

내 고민과 문제는 지극히 작은 것이고

사소한 것임을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놓는다.

 

다시한번 의사의 심리검사 소견서를 읽어보고

여기저기 ADHD 증상을 찾아 읽어보지만

내 아이의 경우 주의력결핍은 아니다.

나는 그래서 수긍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소 늦고 더딜 뿐

아이는 자라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앉아서 책을 차분하게 읽을 줄 알고

공부를 두시간이나 앉아서 할 수 있는 아이에게

집중력이 결여되어 있다고는 죽어도 인정이 되지 않는다.

 

더디  자라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