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은 대형마트에 가서 사고
고기는 동네 정육점에서 국산돼지고기를 사고
생선이나 야채도 동네 재래시장에서 구매한다.
아이들을 위한 돈까스
카레용 고기
찌개거리
가끔 뼈다귀를 사다가 뼈다귀해장국을 끓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나의 정육점 나들이는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번 정도가 고작이고
액수도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정육점 주인아저씨가 그길로 내가 지나가면 활짝 웃으며 아는 체를 해오신다.
그리고
내 행보에 대해 부쩍 관심을 표명하신다.
정육점에서 구매를 하지 않는 날도
오늘은 일찍 끝나셨네요.. 하고 인사를 보내오기도 한다.
어느날은 너무나 생경해서
저한테 너무 관심이 많으시군요..하고 웃어 넘기기도 했으나
좀 거슬리긴 했다.
오늘도
평소보다 좀 일찍 끝나
재래시장에 들러 야채와 고기를 샀다.
오늘도
이 아저씨.. 또 아는 체를 해오신다.
아침이나 오후
일정치 않게 시장을 드나드는 나를 보며
내 직업이 무엇일까 적잖이 궁금하셨던 모양?
어떨 때는 아침일찍도 다녀가시고
오후에도 끝나시고..
무슨 일을 하시느냐고 물어오신다..
헉.
손님에게 너무 지나친 관심이다 싶다.
그러나
평소에 사람 좋아보이시고
내게 친절한 주인장에게
그리 쌀쌀맞게 대할 수도 없어서
그냥 웃어주며 응대를 해드렸다.
내 모습이
전업주부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귀가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행보가
무우척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원래는
그 시간에 얼쩡거리고 다닐 정도로 한가하면 안되는데
요즘 좀 한가하다보니
그 시간에 장도 보고 다닌다고 일러 드렸다.
잘 모르겠다.
오늘 대학동창들이 낮에 만나 밥을 먹기로 했다는데
모임에 못나가고
집에 들어오며 막걸리 한병을 사 가지고 들어와
아이들 간식주며 마셨다.
이제 누가
여자로 보아주는 나이도 아닌데
정육점 아저씨의 지나친 친절에 혼자 웃어본다.
그냥 누군가의 관심이 지나치게
고마울 정도로
나는 그간 외로웠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