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옥의 책을 읽은 게 화근이다.
그녀의 책 <영란>에 주인공이 아들을 잃고 남편도 잃고
혼자서 지내면서
밥대신 빵과 막걸리로 연명하는 것을 읽은 이후로
나는 틈만 나면 막걸리를 사다놓고
밥대신 먹고는 했다.
며칠전
체중도 좀 불어나고
막걸리도 좀 덜 마셔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저께 작은아이와 마트에 가서 장을 보다가
레드와인을 한 병 사왔다.
이건 막걸리보다 비싸니까
자주 마시지는 않겠지 하고 말이다.
어제 아이들 저녁을 주다가
난 밥 대신 와인을 개봉하여 한잔 마시고
달디단 잠을 잤다.
생각해보니
어제 하루종일 밥알은 한 개도 안넘기고 다른 것들만 먹었다.
밥맛이 없긴 없지만
밥을 먹긴 먹어야지.
술대신
밥을!!
그냥 좀 재미없고
지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