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1
아들을 키워 대학에 보내고 휴학하고 군대에 보냈는데
그아들이 주검으로 부모앞에 돌아왔다.
그리고 아들의 장례를 치루고 그 부모는 아들이 다니던 교회에 출석하여 다닌다.
아들또래의 딸과 아들들을 보며 같이 손잡아주고 다독여주며 아들을 회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처음과 달리 지금은 손수건에 눈물 적시지 않고도 아들이야기를 한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남편과 홍콩여행을 다녀오셨다는데
어느날 교회에 가니 내 가방을 열어보라며 이처럼 맛있는 초콜릿 한 상자를 우리 작은아이 주라며 전해주셨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지금고
달콤함이 그리울 때면 한두 개씩 꺼내어 아이와 먹는다.
참 고마운 선물.
그 안에 그분의 사랑을 녹여서 먹는다.
선물 2
오른쪽 옆은 포푸리상자
일일이 상자를 사다가 다 만들어주셨다는 포푸리는
미용실 하시는 교회식구가 작은 소모임의 일원들에게 나누어주신 선물
지금도 내 책상 모퉁이에서 향기를 품어주고 있다.
이처럼 향기나게 살아달라는 주문이셨을까?
ㅎㅎ
선물3
시골에서 농사지은 고구마를 시댁에서 얻어오며 어떤 어머니가 내게도 나누어주셔서
두번에 나누어 구워 먹었다.
고구마가 너무 실하고 맛있었다.
이틀만에 다 먹어버렸다.
고구마 한 박스 사놓아야 좀 실컷 먹을 수 있는데
올겨울에 한 박스도 못샀네.
야채트럭이 지나가면 눈여겨 봐두어야겠다.
선물4
앙상한 가지와 회색하늘을 보면
죽고싶다고 여겼던
내 잿빛 하늘이 가끔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죽고싶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내가 아주 사랑하는 내 아들들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품을 떠나 다시 혼자가 될테지만
그건 나중일이고
지금 현재는 이 아이들과
회색의 하늘 아래에서도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고구마구워지는 냄새를 맡으며
보송보송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듯이
그렇게 상쾌하게 살아내고 싶다.
이 잿빛 하늘도
어느날은 눈이 시리게 파란 코발트가 될 것이고
앙상한 가지에
작은 움이 터올 때쯤이면
봄이 와 연둣빛 세상을 알려줄 것임을 이젠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교차하는 삶이
엮여
내 인생을 채워갈 것을 알 만큼
나이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