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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고

 

인터넷 신병교육대 카페에 어제 가입해서 등업되기를 기다렸다가

오늘에야 아들녀석 사진을 보았다.

 

훈련소에 입소할 때만 해도 웃으며 아들을 보내주었는데

오늘 군복입고 찍은 아들의 사진을 보고

나도 모르게 펑펑 울고 있었다.

 

잘 몰랐는데 어제 가족들이 모여 저녁먹는 자리에서

우리아들의 신병교육대가 전국에서 4번째 안에 드는

고된 사단이라는 소리를 듣고서야

아들녀석이 전날 전화해서 훈련이 고되다는 말을 조금 이해했다.

 

5주차 훈련이 끝나면 자대비치가 되는데 그때 와도 된다는 아들녀석의 말에

나는 갈 거면서 농담처럼 <꼭 가야 해? > 하고 되물었다.

아들아이는 꼭 와야 한다고 어리광처럼 대답하였다.

 

확실히 나와는 많이 다르다.

나같았으면 안오셔도 된다고

짐짓 조숙한 척 어른 흉내를 내고 말았을 터인데

아들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겉늙지 않은 아들로 잘 키우긴 한 것 같다.

 

 

짧게 자른 머리는 제법 보송하니 자라 있었다.

 

고된 훈련을 겪으며

남자로 거듭나라는 생각보다는

군복입은 모습이 낯설고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생각하니

아려왔다.

 

나 아들 보내던 날도 울지 않았는데

오늘 사진을 보고 펑펑 울고 말았다.

내 몸에서 나온 아들이 맞고 난

계모는 아닌 것이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