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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사라지는 중

오늘 낮에 마늘 바게뜨에 커피를 마셨는데... 잠시 동안 바게뜨..가 연상되지 않았다.

빵과 관련된 말인데.. 베이커리 아니고.. 브레드? 아니고.. 잠시 멍하니 이 단어를 기억하기 위해 집중했다.

 

다행히 바게뜨가 떠올랐다...

 

내 증세는 작년부터 시작된 거 같다..

봄에 노란 프리지아.. 꽃이름이 기억나지 않았고.. 그 유명한 포트메리온 그릇상표가 떠오르지 않았고...

 

보라색 채소 내가 가끔 즐겨 먹는 콜라비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문득 겁이 나기 시작해서..

그렇게 금방 기억나지 않는 단어를 포스트 잇에 써서 침대 머리에 붙여놓았다.

 

생각과 지칭하는 사물의 이름이 같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생겨나는 것도

나이들어가는 징조이겠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다.

 

기억력 증진에 좋다는 활동이 있다면 시도는 해 볼 테지만.. 기를 쓰고 노력은 안할 것...

 

달리는 기관차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에너지를 쓰는 건 안할 것이고..

다음 정거장에 내려서.. 나는 기차 대신..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억력이 나쁘지 않았던 내 총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오늘의 단어.. 바게뜨..ㅎㅎ

오늘은 포스트잇에 추가하지 않는다.. 그냥 입으로만 되뇌인다.. 바게뜨 바게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