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달디단 잠을 잤다.
그런데 꿈에서.. 썸을 탄 것..
키가 크고 선이 부드러운 남자.. 처음 보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내게..데이트를 제안해왔다.
같이 먹골을... 돌아다니자는 것이다..
왜 먹골이었을까? 도무지 모르겠다. 그 동네에 아는 사람도 없고 지나간 적도 없는데
내가 사는 동네 같은 전철노선인 것은 분명하다.
그마저도 요즘은 그 전철로 그리 다니지도 않으니 지나다니지도 않는다.
그런데 꿈에서도.. 방긋 웃으며 기분좋게 대답했던 것 같다.
그냥.. 동네 골목길을.. 그 동네 골목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동네를 소박하게 걷자는 의미로 읽혀서
기분이 좋았었다. 어쩜.. 이 사람도 걷는 것을 좋아하나봐.. 하고 말이지..
그런데.. 꿈이었다..
깨고 나서.. 그 꿈을 실현하려면.. 하다 못해 동네 산보라도 해야하는 것이 맞는 이치이나..
점심을 먹고.. 아들아이와 나가서 고구마만 한 박스 사오고 저녁거리로 생선을 사와
무를 밑에 깔고 양념장 만들어 생선조림을 해서 저녁 먹었다.
애정결핍일까?
겨울철이 되면 푸근한 솜이불이 있으면 겨울을 날 만하다.
그리고.. 허기가 지면.. 고구마가 필요하다..
한 박스 들여놓고 먹어야.. 언제나 간식으로 구워 식탁에 둘 수 있어 뿌듯하다.
나의 월동준비중.. 두 가지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사과철이 되었으니.. 사과 한 박스 들여놓고
이 달에 추워지기 전 김장까지 마치면... 끝..
마치 오래전 어른들이 연탄 들여놓고 쌀독에 쌀 채워 놓듯이
내 허기는 그렇게 잠시 감추어둔다.
그렇게 겨울을 준비한다..
추가하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한 다는 것이 빼먹었다.
그러니까 내 꿈은 별일이 일어나지 않은 기분좋은 망상이었고..
오후에.. 비포시리즈 영화를 몰아서 두 편이나 보았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까지 보았는데.. 비포 미드나잇을 검색해도 못찾아서.. 그건 여기저기 유투브에
올라온 걸 그냥 짧게 보았다.
남녀배우의 대사가 빛나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다른사람의 연애질을 구경했다는 이야기이며.. 그 주인공들이 영화에서 끊임없이
걷고 있더라는 것...
그렇게 내 꿈은 영화의 주인공이 걷는 것으로 마감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