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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초입

나는 겨울생이고 겨울의 차가운 아침공기와 찬공기로 맑은 파란 겨울하늘을 사랑한다.

어제는 몸이 좀 나아서 저녁 먹고 나서 아이들과 동네 천변을 걸었다. 걸으면서 보니 하얀 구름도 또렷이 보이고

하늘도 맑았다. 밤하늘이어도 그게 보인단 말이지..

 

하늘이 맑다고 했더니.. 20대후반 큰아들이.. 나이든 사람들은 그걸 잘 본다고 궁시렁거렸다. 직장의 아재들도 풀이나 꽃사진을 그리 좋아한다나 뭐라나..쳇..

 

그래서.. 야야.. 너네 엄마 늙은 거 맞아.. 그렇게 응대해주었다.

 

저녁을 먹으며 오후에 피곤해 누워 있을 때 전화가 걸려온 언니 이야기를 해 주었었다.

 

나보다 여덟 살 많은 언니는 집안 서열 맏딸이고.. 나는 막내이니 우리는 나이차가 좀 나는 자매지간.. 그 사이에 오빠 둘이 있긴 하다..

 

피곤해서 좀 누워 있었어로 시작된 우리의 대화는 나이들어가는 징조에 대한 이야기.. 먼저 겪은 언니가 어저구저쩌구

갱년기 어쩌구.. 떠들다가.. 언니가.. 내게 말했다.. 몸이 힘들 때는 보약..이라도 좀 먹어가며 이 계절을 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비타민 어쩌구로 끝맺었다.

 

이모가 나더러 보약을 좀 먹어보라신다..

 

듣더니.. 아들이.. 그래서 이모가 보약 해주신대?

아니.. 나더러 해먹으래..

 

쿠쿠..

 

난 또 이모가 보약을 해주신다고.. 이구이구.. 그러고 웃고 말았다.

 

나를 위해 종합영양제는.. 내가 만성피로일 때는 달아놓고 먹으며 버티며 살았지만...

보약은 평생 안먹어본 거 같다.. 아니아니.. 출산 후엔 먹은 것도 같다.

 

계절 따라 보약은.. 누가 제몸 아끼자고 해먹는단 말인가.. 그거 어렵지..ㅋㅋ

 

언니말 대로 비타민C라도 챙겨먹으면 다행이지..

 

그러나.. 과일 좋아하는 나는.. 집에 쌀은 떨어져도 과일은 안떨어지게 사다놓고 먹으니 비타민 걱정은 그리 안하며 살았다..지난주에 짠돌이 아들 꼬셔서 그놈 주머니에서 사게 한 사과 한 박스도 있으니 당분간 사과 걱정도 뚝..

 

 

그래도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몸이 허약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 생각..이다.

서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민폐 안되게 조심조심 살아갈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