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늦잠을 자도 되는 토요일이면 아이들이 푹 자라고 내버려둔다.. 나야 눈이 일찍 떠지면.. 혼자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인터넷도 기웃거리며 지내지만.. 아이들은 점심때쯤 되어야 활동개시..
점심 준비를 하는 내게 큰아이가 불쑥..
엄마 어죽 먹으러 가요.. 하고 말했다.. 평소에 업무차 그곳에 가면 꼭 먹고 온다는 어죽이 그렇게 맛있다고 자랑질이어서
언제 한 그릇 사오라고 말하면 직접 가서 먹어야 한다고 사오지 않았는데.. 어쩐일로.. 지난주 토요일엔 어죽을 맛보러 가자는 것이다.. 바람도 쏘일 겸.. 얼떨결에 한시간 반을 차로 달려 어죽을 먹으러 갔다. 시장이 반찬이라 어죽은 맛있었다.
집에서 해 먹기 힘든 것은 외식을 하는 것이 원칙..
생선의 비린내를 잡느라 그랬는지 향신료와 조미료를 알맞게 넣었을 것이다.. 입에는 그 자극적인 맛이 황홀했지만..
먹고 돌아서 오는 길에 위가 따끔거렸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음식이었던가 보다.
맛은 있는데.. 몸에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었던가보다.
그래도 맛있는 것 먹고 오면 엄마에게 맛보여주고 싶어하는 그 기특한 마음에 감사했다.
대단히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별미..를 맛보여주고 싶어한 아들의 효심이 느껴져 행복한 하루였다.
나이먹고 더 늙어 외출이 어려워지면 봄날의 토요일 어죽먹으러 나서던 길의 추억을 곱씹게 되리라..
어느날인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