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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권여선/ 엄마의 이름

채운과 반희 씨의 펜션 나들이길에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짧은 소설이다.

시집 크기 정도.. 아주 작고 짧은 책..

어찌보면 시집같이 착각할 수도 있다.

 

채운 명운은 반희 씨의 자녀이고 남편은 병석 씨이다.

 

내용을 보면 이혼해 엄마는 혼자 살아왔던 것 같고 장성한 딸과 같이 하루짜리 여행을 하며

엄마나 딸 대신 서로의 이름으로 불러주기로 한다.

 

<당분간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엄마의 대사이다.. 엄마로 오랫동안 살다보면 그렇게 고요하게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싶을 수 있다는데 격하게 공감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엄마로 살 수 있어서 그 순간들을 견뎌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없애려면 혼자 지내야하는데 그것은 자신이 없고 고요한 공간은 필요하다.

광장과 밀실을 오가는 거리조정에서 나는 요즘은 광장보다 밀실에 더 머무르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고

열린 공간으로의 이동을 할 날도 오리라 낙관한다.

피로감을 주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말이다.

 

 

갱년기로 접어드는 초로의 엄마와 직장인 딸의 이야기는 꼭 내 이야기 같아서 짧지만 몰입해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