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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오랫동안 프랑스자수를 배워 정이 들어버린 자수선생님께서 카톡방에 메세지를 남기셨다.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모여서 바느질하자는 말씀..

 우리 멤버들은 모두 순둥이들이라 흔쾌히 초대에 응했다.

 

 그 사이 취직을 하여 직장을 다니는 현옥씨를 생각해 저녁에 모이자고 하였다.

 그날은 정월 대보름날..

 숙희씨는 남편 저녁을 챙겨주고 밤마실을 나오며.. 맥주 사가도 되냐고 선생님께 물으셨다.

 오늘은 차도 두고 오신다고... 우왕...ㅎㅎ

 

 도착해보니.. 선생님은 바느질 같이 하자고 자수본도 직접 그려 놓으시고 그새 만든 모자본도 챙겨 놓으셨다..

 

 그러나.. 저녁을 배달해 먹고 밀린 수다를 하며.. 맥주를 마시며.. 시간은 흘러흘러 갔다.

아줌마들의 밤마실...

 

몇달간 못본 사이에 일어난 수다보따리를 풀다보니.. 맥주 탓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밤바람이 찼지만 집에 겨우 와서 단잠을 잤다.

 

정월 대보름..

수를 놓는 여자들이 모여 인생을 잠시 바라보며 한 순간을 공유하는 삶..

 

그렇게 흩었다 모였다 하며 세월은 또 흘러갈 것이다.

그처럼 평온한 일상에 감사한다.

특별하지만 잔잔했던 하루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