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데 나는 잠과 안친해서 잠에 대한 집착이 좀 있다.
이미 읽고도 까맣게 잊고 읽은 책 또 읽기가 나의 취미생활이라 이미 읽은 하루키의 잠을 새책인 양 사들고 오기도 했지만 읽은 책이라 소장하지 않고 지인에게 선물로 주어버렸다. 잠이란 단어에 애착이 심하다보니 그런 일도...
익숙한 잠자리 편안한 침구..
하지만 그런 것이 다 완비되어도 잠들 수 없는 날들이 늘어나자..취직을 결행했다.
내 얘기를 듣고..한 친구는 왜 고생을 자처하냐고 물었다.
내가 ...저주받은 몸...이라 적당한 노동이 없이는 잠을 못자..1차목표가 잘 자는 것..이라고 하자 내 친구는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쓸쓸히...그렇지..쓸쓸히 웃어주었다.
면접관이 내게 물었다..새벽에 오는 날도 간혹 있는데
가능하냐고..주차장도 있으니 무료로 이용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속으로만 삼켰다..차는 커녕 면허도 없구요...어차피 잠도 없으니 새벽 그까이꺼 괜찮아요..
이건 속으로 삼킨 말이고 겉으로는 점잖게..그럴 일이 생기면 카카오택시라도 불러 타고 나오겠습니다.하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세상물정 모르는 발언이었다. 기본요금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그 거리를 택시타고 출근한다면 왜 일하러 다니는지 회의가 들 정도로 그리 고임금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여간 내 허영심은 늘 세상물정과는 거리가 좀 떨어지니 현실감각이 없다.
그래도 못미더웠는지 업무브리핑을 실무자에게 부탁해 해주기도 했다. 표정이..할 수 있겠어? 하는 것을 대변해주었다. 그래 뭐 하다 정 못하겠으면 그때 그만두어도 괜찮지 미리 겁을 내고 망설일 필요는 없다.
하여 한달이 지난 지금..나는 가끔 신새벽에 새벽버스를 탄다. 카카오택시를 탈 각오는 했지만 다행히 우리동네는 새벽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 일주일에 한두 번 새벽버스를 탄다. 그때마다 새벽버스를 타고 일터에 가는 노동자들을 읊조렸던 죽은 정치인이 기억난다.
어제..이 대목에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멈추었는데..
기억났다..노회찬..검색의 힘 ㅎㅎ
체구가 작고 단단한 새벽버스의 손님들은 금세 이웃이 되고 정겹게 인사를 나눈다.
어제 아침 버스를 기다리며..같은 장소에서 기다리는 두 분과 인사를 나누었다. 우산을 들고 계시길래 오늘 비오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끄덕이신다.
어머나..저는 우산 안가져 왔는데요...라니..자신의 우산을 내게 선뜻 주신다..아니..비오면 어쩌시려구요? 물으니 당신은 회사 가면 또 많으니 괜찮다고 했다.
저..내일아침에는 이 시간에 안나오는데요..그랬더니 그냥 가져도 된다며 주셨다. 덕분에 어제는 퇴근길에 몸이 젖지 않고 귀가할 수 있었다.
참 따뜻한 세상이다.
새벽노동자들...
오늘은 그 고마움을 어딘가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리 장황한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