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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디 선물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남자동료에게서 강산에 씨디 복사한 것을 받았다.

소리바다에서 다운 받았다고 했다.

 

언젠가 핸드폰 컬러링에 강산에 노래가 울리는 것을 보고

감탄했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좋아해주는 이가 있어

기억을 했었던 가 보다.

 

그는 원래 컴퓨터도 잘 다루고

주야교대로 일하는 간호사를 아내로 둔 덕에

살림살이도 대신 많이 하느라 그런지

아줌마들과 같이 잘 어울리고 살뜰하게 잘 챙겨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나보다 서너 살은 아래고

또 나랑 같은 팀에 속한 동료도 아닌데

나까지 챙겨주는 맘이 고마웠다.

 

그건 순전히 내가 같이 다니는 옆자리 동료와의 안면덕에 곁다리로 덕을 본 것 같았다.

 

전선이 너무 복잡해서 아들녀석 영어공부하는 카세트와 컴퓨터 선외에 다시 연결하기 정신 없어서 씨디는 사실 못듣고 있다. 게다가 컴에 내장된 씨디 플레이어도 뭐가 문제인지 잘 안돼

거의 사용을 안하는 지경이다.

 

내 돈주고 산 몇 장 안되는 씨디 중에 강산에 씨디가 있지만 말썽꾸러기 둘째녀석이 그걸 긁어놓아서 못듣고 있기도 했다.

 

집에 와서 그걸 챙겨 놓다가 듣지도 못하는 씨디를 들고도 이리 좋아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기분이 참 좋다.

 

허울만 남자이지 전혀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 이로부터 뭔가를 받아도

이렇게 편하고 부담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

 

나 이제 늙고 있나보다.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