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새벽 세시에 잠들곤 했다.
그러다 보니 아들녀석 학교가는데 아침도 못 챙겨주고 졸린 눈으로 잔소리만 하면
착한 아들은 알아서 밥을 챙겨먹고 가기도 하고 저도 늦게 일어나면
우유 한 잔을 마시고 나가곤 했다.
잠이 흐트러지면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한다.
자주는 아니어도 아주 가끔은...
할일을 쌓아두고 그냥 잔다.
어제도 아침에 다시 부지런 해지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술을 좀 마시고 아들녀석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을 해주겠노라는 말을 하고 잤다.
오늘 아침 밥도 새로 해서 먹이고 거기까지 좋았는데 아들녀석 가고 나서
나는 타이머를 맞추고 다시 잤다.
저녁에 들어오니 몹시 피곤했다.
오늘은 제대로 잘 수 있겠다고 낙관했지만
아들놈 수학문제 같이 들여다봐주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아침에 돌려놓고 나간 세탁기의 빨래를 꺼내 널고
아들녀석 교복을 손빨래로 주물러 널고 나니 또 한시가 넘었다.
두 시가 다가온다.
자야하는데...
두렵다.
달아나버린 잠을 또 청해야한다.
제게 잠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