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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수양

 

 전에 아이들 닥달하는 부모를 보면 많이 흉을 보았다.

 

 공부 못했던 부모들이 자기 어릴 때 생각은 안하고 아이만 못살게 볶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남 흉볼 일도 아닌 것이 내가 그일을 하고 있다.

 

 도무지 정리정돈이라고는 안되어 있는 대충대충의 성격인 아들아이가

 꼼꼼함이 요구되는 공부를 잘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나마 그리 나쁜 머리는 아니어서 바닥을 헤매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걸 보는 내 마음만 불편하다.

 

 사는 게 전투적이다보니

 아들에게도 너그러울 수가 없다.

 

 긴장을 늦추면

 매순간 넘어지고 실패하는 삶에서

 나는 너무 경직돼 있다.

 

 내일이면 아들녀석의 기말고사가 끝난다.

 

 게다가 스트레스가 심한지

 설사에 두통에 복통을 호소한다.

 

 내 마음좀 편하자고 학원에 다니라고 했더니

 스스로 공부해서 성적을 높이는 것이 아니면

 학원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잘하고 싶진 않다고 한다.

 

 내가 그동안 너무 세뇌를 시킨 탓인 것도 같다.

 

 지금도 저혼자 알아서 하는 게 아니고

 내 도움을 받아 잔소리 들어가며 하는 공부를 까맣게 잊고 있다.

 

 나는 늦도록 떠들다 들어와

 다시 아들녀석과 목청 돋구며 저녁을 지내고 싶지 않다.

 

 내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집에 들어와 쉴 시간..이 필요하다.

 

 공부가 아니면 다른 것을 해보라고 말 할 수 없는

 경제적 결핍이 나를 우울하게 하고

 스스로 알아서 똑부러지게 해내지 못하는 아들의 엉성함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나..

 

 분명히 아들 잘못 키우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