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싸한 공기를
미치게 사랑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나의 새벽은
잠으로 잃어가고 있다.
평균 5시간의 수면으로도
채워지던
몸의 리듬이
늙어가는 징후인지
나날이 늘어난다.
자고 일어나도
푹 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가 가장 많이 혹사하는
내 눈도
이제 기능을 잃어가는지
안경 너머로도
작은글씨가 가물거리기 시작한다.
이제
돋보기 사용할 시기가 되었나?
내가 못일어나니
기를 쓰고 시키던
아들의 아침공부도
이젠 못시킨다.
그래도 좀 알아서 하지
엄마가 시키는 것만 하는
얄미운 녀석의 등뒤로
흐린 하늘이 보였다.
잿빛의 하늘이다.
새벽의 즐거움을
다시 찾으며
살고 싶다.
11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