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며칠 전 너무 늦게 일어나
아들아이가 지각을 했습니다.
깨어보니 8시 30분입니다.
알람은 건전지가 다 닳아서 안되었고 6시에 울리는 핸드폰 알람도 못들은 거지요.
아무리 늦어도 지각도 녀석의 정신상태라고 굳게 여기는
저는 그냥 두었는데 그날은 너무 심해서
택시비를 주며 택시타고 가라고 했습니다.
10분 전에 담임선생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수능시험 전날도 단축수업을 하며 수업을 다하느라 평소보다 30분 일찍 수업을 시작했는데
늦게 일어나 첫수업 마치기 10분 전에 도착하니 담당 선생님께서
옆에 있는 모대학으로 가야하는데 길을 잘 못 온것 아니냐며 놀리셨답니다.
아들아이는 대학옆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거든요.
좀 미안해서 건전지도 시계에 끼워넣고
저도 좀 일찍 일어나 챙기기도 하지만
저는 늘 아이들이 잠들면 집안 일도 하고
못한 일도 하고 책도 뒤적이며 자느라 늦게 잡니다.
그래도 기말고사가 다가오니 걱정이 되는지 제가 늦게 오는 밤에도 공부를 하고
아침에도 스스로 일어나 한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갑니다.
저는 잘하는 건 없지만 시험기간이 되면
고기와 생선 또 단백질을 많이 먹이려고는 하는 엄마입니다.
오랜만에 요즘은
저희집에 지지고 볶는 냄새가 퍼집니다.
그저께는 뼈다귀해장국을 포장해서 사다가 집에서 데워주고
어제는 황토 간고등어를 구워주고
오늘은 닭갈비를 해주었습니다.
닭갈비용으로 손질된 고기는 주말에 사다 놓았고
거기에 당근과 양파 감자를 썰어넣고 볶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 아침의 습관이 오래 가야할 텐데 걱정입니다.
참 우리 덜렁이 큰아들의 요즘 덜렁대는 이야기 좀 들어보시겠어요?
좀 비싼 운동화를 이틀 신고 잃어버려 다시 사주었고요.
필통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건 예사고
제가 가끔 좀 비싼 필기구를 사주면 그것도 잃어버립니다.
아이들한텐 고가인 하이테크펜을 사주었더니 며칠 못쓰고 잃어버려
이젠 그보다 싼 500원짜리 펜만 사서 씁니다.
그리고 실내화를 통째로 버스에 놓고 내려서 며칠 전에 그것도 새로 샀지요.
아들아이는 버스타고 학교다니는데 새로 충전한 지 삼일 된 버스카드도 잃어버렸습니다.
추운 겨울에 걸어가게 할 수 없어 그것도 새로 해주었습니다.
집안에서 잃어버렸다는데 도무지 못찾아서
그저께는 안경을 새로 해주었습니다.
그게 다 요 일주일 동안 일어난 일이랍니다.
태교말인데요.
정말 열심히 한 아이거든요.
날라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크리스천엄마라 아침마다 배에다 손 얹고
잠언과 시편을 읽어주었구요.
남편과 배에 교차로 손얹고 아침저녁 기도해주며 낳은 아이거든요.
왜 그렇게 덜렁대고 산만한지
중2가 되면서 성적도 바닥을 치길래
정말 소아정신과에 데리고가 진단받으려 했습니다.
그런 엄마의 염려를 알았는지
얼마전 시험에서 어느 정도 자기 성적을 회복해 가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 키우시는 분들!!
아들 원래 다 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