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휘가 어린이집으로 가게 되었다.
좀더 넓고 안락한 시설이다.
마당도 있고 봄날엔 모래장난도 할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제일 맘에 드는 곳이다.
산 밑에 예쁘게 지어진 어린이집으로 가게 하려고
이사하자마자 신청을 해 놓았었다.
아침마다 차량 대신 유모차로 아이를 데려다주지만
낮시간에 더 편안하게 지낼 것을 생각하니
내 불편 따위는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
20대에 아이를 낳아 키우던 때에는 아이를 업고
외출을 해보지 않았다.
거울 속의 애업은 아줌마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아이를 업고 먼거리를 차타고 외출한 적이 없다.
남편과 같이 나갈 때는 차로 움직이느라 업을 필요가 없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휴대용유모차를 끼고
다닐 지언정 포대기로 아이를 업고 외출하는 건
절대 사절이었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늙어 몸이 부실해진 요즘에
나는 아이를 업길 부끄러워하거나
스타일 구긴다고 여기지 않는다.
이젠 정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아줌마임을
인정해서 그런가보다.
더 넉넉한 가슴이 되는 건
나이가 주는 축복이다.
그래서 첫아이보다 더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여유있게 키우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소망이다.
아이를 임신하던 무렵...
심각하게 3주간 아침금식을 하며 아이를 낳아야하
는가에 대해 고민했었다.
하지만 금식을 마치며 기도원을 다녀오며
나는 낳기로 하나님과 내 자신에게 다짐했다.
지금은 예쁘게 커가는 아들을 바라보며
내 눈물의 기도가 하늘에 상달되어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음을 감사한다.
선휘의 어린이집 생활이 편안하고 행복하길
기원한다.